포피 (반다이) "초합금" 미니어쳐 완구잡상


국내에도 많은 애호가가 있는 반다이의 "초합금" 시리즈 미니어쳐는 1973년 일본 "포피" 환구회사에서 첫 발매되었습니다.
포피는 반다이가 1971년에 TV, 영화, 만화 등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라이센스 상품을 제작/판매하기 위해 설립한 자회사이죠. 포피의 첫 히트상품은 1972년에 나온 "가면 라이더 변신벨트" 였습니다. 이것은 비닐과 플라스틱으로 만든 완구인데, 초대 가면 라이더가 사용하는 변신벨트의 레플리카로 어린이가 착용할 수 있는 사이즈의 작동완구였습니다.

1973년 포피는 일본 완구회사로서는 처음으로 아연 합금을 이용하여 완구를 만듭니다. 당시 일본 내에서 판매되고 있던 아연합금 완구는 영국 미니어쳐 완구 회사인 "딩키 (Dinky)" 의 미니카들이 있었는데, 묵직하고 고급스러운 질감과 비싼 가격으로 어린이들과 어른들이 탐을 내면서도 갖기 힘든 아이템이였습니다.

포피의 첫 아연 다이캐스트 완구는 "미니 미니 싸이크론" 으로, 초대 가면 라이더의 오토바이의 미니어쳐 였습니다. 이것은 변신 벨트를 능가하는 대성공을 거두었으며, 포피는 이 성공에 힘입어 후속타로 완구 역사에 길이 남을 아이템을 발매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초합금 마징가 제트" (GA-01, 1974) 입니다.

사실 이것은 포피가 만든 첫번째 마징가 완구가 아닙니다. 바로 전 해인 1973년에 포피는 폴리에틸렌 재질의 대형 (키 70cm) 마징가 완구를 판매했었고, 이 또한 대 히트를 기록하여 불과 5개월만에 40만개의 판매고를 기록했습니다. 이들 대형 폴리에틸렌 로봇 완구들도 초합금과는 별도로 계속해서 나오게 되죠.

포피가 자기 다이캐스트 완구에 "초합금" 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훌륭한 마케팅 전략이었습니다. 물론 "초합금" 이 어디서 나온 이름인지 말씀드릴 필요는 없겠죠? 당시 포피에 전화를 걸어 "정말 초합금으로 만든 건가요?" 하고 묻는 사람도 많았다고 합니다. 아뭏든 아연 다이캐스트 완구가 희귀하던 시절이니까요.

GA-01번인 마징가 제트에 이어 GA-02 게타 원, GA-03 게타 투 등 당시 인기 높았던 수퍼 로봇들이 속속 포피 초합금으로 발매되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크기가 10~15cm 정도 (DX 버전인 경우 20~25cm, 콤바트라 V나 보르테스 5 등 예외적인 경우 30cm 이상) 의 크기로 어린이가 갖고 놀기에 적합했고, "초합금"이라는 명칭에 걸맞게 어지간해서는 파괴되는 일이 없을 정도로 견고했습니다. (저는 망치로 때려 본 적도 있습니다.) 거기에 완구성을 높이기 위해 모든 초함금 로봇들은 스프링식 무기 발사 기믹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원작의 설정과는 영 다른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초합금 게타 드래곤은 로켓 펀치를 갖고 있죠.

(이 게타 드래곤은 손에 들고 있는 도끼가 발사될 뿐 아니라 마징가 식의 로켓펀치 발사도 된다. 원래 게타는 로켓 펀치가 없다.)

이후 수백개의 초합금 완구들을 만들어내면서 포피는 70년대 완구의 왕으로서 군림했습니다. 경쟁사인 크로바, 타케미, 나카지마 등의 완구사들도 포피의 다이캐스트 완구를 모방하여 나름대로 훌륭한 아이템들을 개발하며 선전善戰했습니다만 제품의 질에서나 인기에서나 선발주자인 포피를 능가할 수는 없었습니다. (당시 포피의 완구 기술자들은 대단히 뛰어난 사람들이었다고 합니다.)

(GA-02 게타 원)

(GA-05 그레이트 마징가)

(GA-09 라이딘)

(GA-12 게타 포세이돈)

포피가 초합금으로 수퍼로봇만 만든 것은 아닙니다. 전대물의 조상인 "고레인져"도, 울트라맨도 G* 라인으로 발매되었죠. 또한 미니카 풍의 다이캐스트 탈것 완구 라인인 "미니 미니" 시리즈도 그 이름을 "포피니카 (포피+미니카 의 일본식 합성어)" 로 바꾸어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GA-30 아카레인져, 즉 고레인져 1호)

(GA-47 스카이젤, 특촬물 "쿄다인"의 형)

(GA-59 土忍, 특촬 전대물 "닌자 캡터"의 한사람)

(PA-04 포피니카 허리케인)

(PA-05 포피니카 호바 파일더)

(PA-48 게타 로보 G의 기지... 기지들은 탈것은 아니지만 아뭏든 포피니카 라인으로 발매되었다.)

(PA-78 포피니카 배틀젯. 합체 콤바트라의 머리부분만 따로 파는 것이다. 한 상자에 다섯대의 배틀 머신이 전부 들어 있는 콤바트라 V는 GB-55 포피 초합금 라인으로 판매되었다.)

(PC-12 디럭스 우주전함 야마토)

(PC-28 갸비온 탱크. 특촬물 "우주형사 갸반"에 나오는 탈것.)

하지만 70년대 말~80년대 초 어린이 고객들의 취향은 서서히 바뀌어, 값비싸고 튼튼하지만 단순한 외형을 지닌 초합금 완구보다는 값도 싸면서 보다 정밀한 외형을 지닌 플라스틱 완구 (플라모델 등) 로 옮겨갔고, 포피의 초합금 완구의 판매는 점차 줄어들었습니다. 포피는 마침내 1983년 결국 문을 닫고 모회사인 반다이에 흡수되었습니다.

하지만 G*-## 포맷의 다이캐스트 완구의 발매는 모회사인 반다이에 의해 계속되었고 80년대, 90년대에도 예전 포피 초합금 만큼의 인기를 누리지는 못했지만 저연령 소비자를 대상으로 꾸준한 판매를 하였습니다. 이들은 거의 다 변신 전대 특촬물(바이오맨 등)에 등장하는 거대 로봇과 서포트 메카 등이었는데, 극중의 각종 기믹이 잘 살려진 커다란 변신 로봇들은 비싸고 고급스러운 물건으로 어린이들의 방학/입학/졸업선물로 인기 아이템이었다고 합니다.


(바이오맨 전대와 그들의 합체-변신 로봇)

이렇게 그 명맥을 이어온 반다이/포피의 초합금 시리즈는 2000년, GX-01 마징가 제트를 필두로 하는 "초합금의 혼" 시리즈로 다시 꽃을 피우게 됩니다. 어린 시절 초합금 로봇완구의 추억을 가진 중년 (35~45세) 소비자를 주 대상으로 발매된 이들 초합금혼 완구는 고도의 다이 캐스팅과 도장 기술으로 제조되어 대단히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며, 복합 재질 (아연합금, PVC, ABS 등) 을 적절히 활용하여 다이캐스트 완구의 약점인 디테일 재현을 극복, 플라모델 못지 않은 정밀한 외모를 갖고 있고, 각종 액세서리와 기믹의 재현을 아끼지 않고 팬 서비스에 충실한 물건입니다. 물론 고가품이죠.

(GX-01 마징가 제트)

(GX-04 그렌다이저)

(GX-06 게타 로보 3종)

(GX-09 미네르바 X)
야마토, 아오시마 등도 나름대로 괜찮은 다이캐스트 로봇 미니어쳐를 만들고 있습니다만, 가격대 품질 면에서 반다이를 따라오지는 못하는 것이 묘한 기시감을 일으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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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영원제타 2006/06/13 21:44 # 답글

    저는 이 초합금혼으로 마신천사 네 종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에 나왔다는 클레오파트라 버젼을 구하고 싶은데, 참 길이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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