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짤방을 클릭하면 커집니다)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관련 모형들을 만든 회사는 참 많습니다. 일전에 포스트한바 있는 안습의 "타카토쿠" (완성품 완구류), 밀리터리풍 발키리 킷을 낸 하세가와, 쬐끔 떨어지는 느낌의 아리이, 그리고 반다이와 이마이 등이 모두 마크로스 미니어쳐를 만들어 냈죠. ![]() ↑ 타카토쿠의 "데스트로이드 커버젼 킷". 타카토쿠 마크로스라 하면 당연히 "완전변형 발키리" 종류가 가장 유명합니다만, 그거야 수없이 보셨을 것이고... 본 포스트에 들어간 짤방들은 대부분 클릭하면 커집니다 (일부러 이미지 축소를 안 했습니다). ![]() ![]() ![]() ↑ 하세가와 발키리 킷 박스아트들. 텐진 히데타카(天神英貴)의 그림입니다. 원래 하세가와의 비행기 그림이라면 코이케 시게오가 으뜸이지만, 발키리킷은 전부 텐진이 그렸습니다. ![]() ![]() ↑ 국내에서 카피판이 나왔었던 아리이제 마크로스 킷들은, 이마이 것에 비하면 품질이 좀 떨어진다는 평을 듣죠. ![]() ↑ 이건 반다이 거. "왜 반다이 박스아트만 엽기냐?" - 물론 반다이도 발키리를 위주로 하여 다양한 마크로스 관련 킷을 내놓았습니다. 이마이 과학이 경영난에 시달리다 못해 1986년에 매각한 발키리 킷 금형을 사들여, 새로운 박스아트를 곁들여 판매한 것이 바로 반다이 발키리죠. ![]() ↑ "금형은 그대로지만 박스아트는 새로 그렸다!" "도대체 왜?" 반다이 제품, 맥스의 파란 발키리. 그런데 반다이가 이렇게 이마이의 금형을 사들인 것은 발키리가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애당초 반다이는 이마이의 공장과 금형을 인수하므로써 플라모델 사업에 진출한 회사니까요 (1969년에). 본 포스트는 이처럼 사연이 많았던 회사인 이마이(今井) 과학의 흥망에 대해 간략히 다루면서, 이마이의 각종 마크로스 관련 킷 박스아트를 감상하자는 취지에서 작성되었습니다. ![]() ↑ 1/72 "VF-1J, 전술전투용 바트로이드 발키리" 킷. 킷도, 박스 아트도 이제는 전설이 된 물건입니다. ![]() ↑ 1/100 "중(重)바트로이드 아머드 발키리" 킷. 우주전투기인 발키리는 그 개발과정 및 실전 운용에 에피소드가 많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전부 나중에 붙은 설정이지만...). 그래서인지 다양한 옵션 병장이 존재하는데, 이 추가장갑 세트도 그중 하나입니다. 2002년, 많은 모형팬들이 애도하는 가운데 폐업한 이마이 과학은 원래 1954년에 후지미 모형으로부터 갈라져 나온 회사였습니다. 후지미는 아직도 건재하므로 (활동은 좀 부진합니다만) 부모보다 자식이 먼저 죽은 셈이군요. 이마이는 일본 모형의 종가라 할수 있는 하세가와(1941년 설립)나 후지미(1948년생) 등에 비하면 약간 짧은 역사를 가진 회사였습니다만, 이들 종가들이 "비행기의 하세가와" 라든지 "자동차의 후지미" 라는 식으로 주력제품군이 비교적 일관적이었던 데 반해, 이마이는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취향에 부합하기 위해 여러 차례 변신을 했습니다. 그 때문에 이마이의 역사는 일본 플라모델 역사의 축소판이다-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사장인 이마이 에이이치(今井栄一)가 처음 이마이를 독립시켰을 때, 그는 범선, 건물 모형 등의 목제 킷을 만들어 파는 것을 사업계획으로 삼았더랬습니다. 즉 처음엔 마이너 지향이었다는 것이죠. ![]() ↑ 1/80 "커티 사크" 목제킷. 사실 이건 이마이 킷은 아니고, 2002년 이마이가 폐업하면서 이마이로부터 목제킷 라인을 몽땅 인수한 "우디죠" 사의 물건입니다만... 완성시 길이 1.06미터, 가격 5만엔, 예상 작업시간은 약 200시간이라고 합니다. ; 하지만 1960년에 "철인 28호" 플라모델을 만들어 성공을 거두면서 주력상품을 "아톰", "서브마린 707" 등의 캐릭터 플라모델로 재빨리 전환, 회사를 급속히 성장시킬 수 있었고, 1968년에 "국제구조대 썬더버드" 관련킷의 대성공에 힘입어 일본 최대의 플라 회사로 자리잡는가 싶었습니다. 그러나 이마이가 차기 주력제품으로 낙점한 "캡틴 스칼렛" (←썬더버드의 후속편인 개리 앤더슨 작 특촬 인형극) 과 "마이티 잭" 등의 관련 킷이 의외로 인기가 없어, 1969년 도산할 뻔 합니다. 이때 이마이를 도와준(?) 것이 반다이입니다. ![]() ↑ 츠부라야 프로의 특촬물인 "마이티 잭". 주역메카인 "마이티 호" 는 우리나라에도 카피킷이 발매되었습니다. 1950년에 창립해 양철 미니카를 주로 만들던 반다이는, 1969년에 이마이의 플라모델 금형과 생산 라인 대부분을 인수하며 플라모델 사업에 뛰어들어, 이마이 킷의 복각판을 주력으로 하면서 독자 개발한 1/48 "기갑사단 시리즈" 등 밀리터리, 그리고 (그 기갑사단킷과 오토킷을 카피하면서 덩치를 키운것이 우리의 아카데미 과학입니다만... 얘기가 곁가지를 치기 시작하면 끝이 없을 듯). ![]() ↑ 반다이의 원래 주력상품은 이런 것. 이 "사브 96" 양철 미니카는 수집가들 사이에 인기 있습니다. ![]() ![]() ↑ 반다이가 복각한 "썬더버드 5" 킷(위), 그리고 원래 이마이 물건(아래). 의외로 많은 이들이 반다이 것을 오리지날이라고 잘못 알고 있습니다만... ![]() ↑ 반다이 기갑사단 킷(의 아카데미 카피품들)은 국내에서도 인기 좋았습니다. "큐벨바겐", "하노마그 장갑차" 등은 우리 모델러들에게도 추억의 킷일 듯. 한편 이마이는 반다이로부터 받은 돈으로 간신히 회생에 성공하고, 이후 한동안은 범선 등의 목제킷만을 만들어 팔았습니다 (초심으로 돌아가자-라는 마음가짐? 아니면 프라 금형과 시즈오카의 공장을 반다이에게 팔아버려서?). 그러다가 1975년, 왕년의 "서브마린 707" 의 원작 만화가이자 "쟈이안트 로보" 의 원래 디자이너이기도 한 오자와 사토루 (小澤さとる) 에게 캐릭터 디자인을 촉탁, 이를 바탕으로 이마이의 오리지날 캐릭터 킷인 "로보닷치" 시리즈를 만들어 팔게 되는데, 이것이 큰 히트를 쳤습니다. (로보닷치 관련포스트는 전에 한번 했으니 자세한 이야기는 패스) ![]() ↑ 로보닷치 시리즈 또한 우리나라에서 여러 회사들의 손에 의해 다양한 카피킷이 발매되었습니다. 캡틴 스칼렛의 실패로부터 "타사 창작물의 인기에 의해 판매가 좌우되는 제품은 만들지 말라" 는 교훈을 얻어 만든 로보닷치는, 오자와의 코믹한 디자인과 80엔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힘입어 롱런의 히트를 쳤습니다. 거기에 썬더버드의 비밀기지 킷의 금형 (이건 반다이가 사주질 않았으므로) 을 개조, 좀더 고가 제품인 로보다치 디오라마 킷으로 만들어 팔았는데, 이것이 또 잘 팔렸지요. ![]() ↑ 로보닷치 보물섬은 썬더버드의 기지인 트레이시 섬 금형을 일부 유용한 것이라네요. ![]() ↑ 이 시리즈는 우리나라에도 "보물섬" 등의 이름으로 카피 킷이 많이 나왔습니다. 그럼 이마이는 TV 아니메 라이센스를 완전히 포기하였는가 하면 그렇지도 않아서, 80년대 중반부터 빅웨스트/타츠노코의 SF 연애 아니메인 "초시공요새 마크로스" 의 플라모델 라이센스를 따내어 킷을 제작, 판매하였습니다. 물론 대성공을 거두었음은 말씀드릴 필요가 없을 테죠. ![]() ![]() ![]() ![]() 마크로스 관련 킷들의 큰 인기에 고무된 이마이는 정교한 SF 아니메 관련킷들이야말로 금광이다-라는 확신을 지니고서, 마크로스에 뒤이은 "초시공 시리즈" 등 SF 아니메들의 플라모델 라이센스들을 재빨리 확보하였습니다. 그러나 "초시공세기 오오가스", "초시공기단 서던크로스", "초공속 갈비온", "기갑창세기 모스피다" 등 마크로스의 후계자(?)라 할만한 아니메들 중에는 마크로스의 인기에 필적할 작품이 없었던 것은 아시는 대로이고, 그 메카닉들을 조형화한 이마이의 킷들의 인기 역시 점점 사그러져서 1986년에 다시 한번 경영난에 봉착합니다. 이때 발키리 금형들을 반다이에게 팔아넘긴 것은 말씀드렸죠. ![]() ![]() ![]() ↑ 느쟈델가, 칸드란로 등 젠트라디 메카들은 영문 철자가 굉장히 특이합니다 (Queandluun-Rau...). 외계인인 젠트라디의 글을 성음법에 따라 영문자로 옮기다 보니 그렇게 된거라고 하더군요. 참고로 "젠트라디" 는 영문으로 옮기면 원래는 이렇다고 합니다: ↓ "Zjentohlauedy" ![]() 이후 이마이는 라이센스나 캐릭터 킷등의 분야에서는 거의 손을 떼고, 옛날 제품의 복각 킷들과 범선 킷 (목재킷과 플라모델), 에어건 등을 주력으로 삼아 조용하게 10여년을 더 버틴 뒤 2002년 드디어 쓸쓸히 문을 닫았습니다. (이 때 대부분의 금형은 아오시마에게, 범선류 등의 목제킷 기술자산은 전부 WoodyJoe에게 넘겼죠.) ![]() ![]() ![]() ↑ 마크로스에 등장한 주요 캐릭터들은 대부분 이마이 플라모델 피규어로 발매되었습니다. ![]() ↑ 캐릭터의 피규어 + 작은 메카닉 킷 + 마이크로폰으로 구성된 킷. 가라오케 디오라마라는 것인지? ![]() ↑ 심지어는 이런 것도 모형으로. 정통파 모델 제작이라는 외길을 걸었던 하세가와, 후지미, 타미야. 라이트 모델러들을 중심타겟으로 하면서 약간 심도있는 킷들도 섞어 팔았던 타카라와 반다이. 그 사이에 애매하게 자리를 잡고서, 시대에 따라 급변하는 소비자의 취향을 따라 변신을 하느라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실패하고 만 이마이 과학. 올드 모형팬들의 가슴에는 아쉬움을, 업계 종사자들에게는 뼈에 새겨야 할 교훈을 (또 반다이에게는 금형을 ^^) 남기고 사라졌습니다만, 이마이의 킷을 카피한 복제킷들, 그리고 이마이의 창고에 쌓여 있던 악성 재고품이 워낙 많았기 때문에 오늘날에도 어렵지 않게 이마이 킷(또는 그 카피)을 찾아볼 수 있다는 사실이 쓴웃음을 짓게 만듭니다. 제대로 하려면 책으로 한권은 될 이마이 과학의 이야기를, 포스트 한개 분량으로 허겁지겁 다루어 보았습니다. 글은 끝났는데, 짤방이 제법 남았네요. (재고...) 여기다 쌓아 두겠습니다: ↓ 반다이도 건담류 킷의 도금제품을 종종 냅니다만... 그 원조는 이마이의 "아이언 타입" 도금 킷이죠. ![]() ![]() ![]() ![]() ![]() ↓ 완전변형 발키리는 타카토쿠 독점이 아니다! 이마이의 1/72 완전변형 발키리 킷. ![]() ↓ 맨 처음 짤방과 비슷한 물건인 1/100 디오라마 킷.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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