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포스트: 핵발전소 기타등등

원자력 발전소는 중심부인 반응로, 반응로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혀주는 1차 냉각시스템, 1차 냉각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열을 발전기 시스템으로 전달해 주는 열교환 시스템 (이것이 2차 냉각시스템의 기능도 하죠), 그리고 열교환기와 연결된 발전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왼쪽에 있는 것이 반응로가 들어있는 건물, 중간에 있는 것이 발전기 시스템, 그리고 오른쪽이 냉각탑입니다. 이 세 시스템을 이어주는 파이프와 펌프, 냉매 등으로 이뤄져 있는 것이 열교환 시스템이구요.
여담입니다만 일반적으로 냉각탑이 반응로 건물보다 더 큰데다 늘 증기를 내뿜고 있기 때문에, 핵발전소라고 하면 반응로나 발전기보다 오히여 냉각탑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게 됩니다.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각 시스템에 대한 자세한 얘기는 다음기회로 미루고, 지금 우리의, 아니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어 있는 핵반응로 부분에 대해서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핵반응로는 우라늄 등의 "핵연료" 로 구성된 노심, 노심의 핵분열 반응을 제어하기 위한 제어봉 등으로 구성된 제어장치, 그리고 노심을 둘러싼 방사능 차폐용 밀폐용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 신비로운 빛을 내뿜고 있는 핵반응로의 노심. 핵연료 사이로 "제어봉" 을 찔러넣어 핵분열에서 발생하는 중성자를 일부 차단, 연쇄 핵반응의 속도를 줄이고 노심에서 발생하는 열을 낮춥니다.


우라늄 핵연료는 분열하면서 세슘, 스트론튬, 요오드 등 다양한 동위원소, 소위 핵물질로 쪼개지게 되는데, 이들 핵분열 부산물들은 원래 핵반응로의 밀폐용기 안에 갇혀있어야 합니다만 이번 사태처럼 반응로에 균열이 생길 경우 핵물질들이 외부로 누출되게 됩니다.

이들 핵물질, 즉 세슘-137, 요오드-131, 스트론튬-90 등이 환경과 인체에 미치는 악영향이 신경쓰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부터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요오드-131
요오드의 동위원소로 반감기는 약 8일입니다. 베타 붕괴를 하기때문에 매우 위험한 물질이며, 신체에 흡수될 경우 세포를 파괴하고 유전자 변이를 일으켜 암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특히 갑상선 (사람 목 언저리에 있는 내분비기관) 은 요오드를 적극적으로 흡수하는데다 방사능에 취약한 기관이기 때문에 요오드-131이 인체에 흡수될 경우 갑상선암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갑상선은 일반 요오드와 방사성인 요오드-131을 구별 못합니다. 바보.)
요오드-131이 인체에 침투할 경우 대부분이 갑상선으로 가기 때문에, 노출 여부는 갑상선의 방사능 검사를 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다행히 반감기가 8일로 매우 짧기 때문에, 일단 누출만 차단을 하고 나면 금방 방사성을 잃고 무해한 물질로 바뀝니다. 따라서 환경에 장기적인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만약 요오드-131에 노출될 위험이 있을 경우, 예방적으로 요오드 (동위원소 말고 그냥 요오드) 를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요오드를 많이 섭취해 체내에 요오드가 많이 돌아다니면, 이 요오드를 충분히 챙긴 갑상선은 더이상 요오드를 흡수하려 하지 않고, 만약 나중에 요오드-131이 신체에 침투하더라도 갑상선으로는 들어가지 않게 되는 것이죠.

요오드 알약을 구하기 어려운 경우, 요오드가 풍부하게 들어 있는 해조류, 또 해조류로 만든 "건강식품" 등을 섭취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요오드를 지나치게 흡수하면 인체(특히 갑상선)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정말 위험할 경우가 아니라면 삼가하시기 바랍니다.

세슘-137
세슘의 동위원소로 반감기는 약 30년입니다. 붕괴하면서 감마선을 내뿜는 매우 위험한 물질인데, 세슘 자체가 반응성이 높기 때문에 다른 물질과 결합도 잘하고, 또 물에도 잘 녹습니다. 따라서 일단 환경중에 퍼져나가게 되면 제거도 어렵고, 반감기도 길어 오랫동안 남아 있습니다. 이래저래 골치아픈 물질입니다.

게다가 다른 물질과 결합도 잘하고 물에 녹기까지 하므로 물이나 식품 등 여러가지 경로를 통해 인체에 침투할 가능성도 큽니다.
세슘-137이 인체에 침투할 경우, 여러가지 조직으로 광범위하게 퍼집니다만 주로 근육에 축적된다고 합니다. (반면 뼈에 축적되는 비율은 비교적 낮습니다.)

세슘에 노출되었는지를 검사하는 방법은 몇가지가 있는데, 일반 병원에서 할수 있는 검사는 아닙니다 (소변 등 배설물에서 감마선을 측정하는 방식이죠). 우리나라에서는 어디서 할수 있는지 잘 모르겠네요, 원자력병원이나 국립의료원에서 검사가 가능한지 알아보고 나중에 포스트를 업데이트하도록 하겠습니다.

업데이트: 국립의료원(NMC)은 방사능 노출 여부와 관련된 진료를 하지 않는다고 하고, 서울대학교 병원과 원자력병원에서는 한다고 합니다.

세슘-137의 물리학적 반감기는 30년이 넘습니다만, 생체에 침투할 경우 생체 조직의 활동 때문에 이보다는 휠씬 빨리 감소합니다.
수용성인 세슘-137은 소변이나 땀 등을 통해 비교적 빨리 배출되고, 근육 등의 조직으로 흘러간 세슘-137은 그보다는 더 오래 남습니다. 평균적으로는 생체내 세슘-137의 반감기는 약 70일 정도인데, 그걸 그냥 두면 죽을수도 있으니 서둘러 배출시켜야 합니다. 염료인 "프루시안 블루" 가 세슘에 특히 잘 달라붙기 때문에, 세슘-137에 노출된 사람에게는 프루시안 블루를 투여해 치료합니다. 프루시안 블루가 핏속의 세슘-137과 결합해 함께 인체 밖으로 배출되도록 하는 것이죠.

스트론튬-90
반감기는 약 28년. 인체에 침투할 경우 대부분이 저절로 배설됩니다만 일부가 뼈와 골수에 축적되어 암을 유발합니다.
스트론튬-90에 노출되었는지의 여부는 소변을 특수검사하여 알수 있는데, 일단 스트론튬-90이 골조직에 축적되고 나면 별다른 제거 방법이 없기 때문에 골치 아픕니다.

이상 핵발전소에 대한 긴급 포스트였습니다. 다행히 바람의 방향이 좋아 핵물질들이 무해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하니 (또 일본 핵발전소가 이번에 처참하게 파괴되긴 했습니다만, 애당초 체르노빌과는 안전의 수준이 다른 물건들이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또 문자메시지나 인터넷 등의 유언비어에 너무 동요하지 마시고 기상청 등 관련기관의 정보에 귀를 기울이시기 바랍니다.

덧글

  • 애쉬 2011/03/15 17:27 # 답글

    북동풍이라.... 인구 밀집 지역인 도쿄로 직격이네요;;;

    독일 프랑스 등 정부가 자국민에게 '일본 밖'이 아니라 '도쿄 밖'으로 대피하라고 권고한것이 방사능 오염을 염두에 둔걸까요? (뉴스에서듣고 의아해했는데)

    북서풍이 불어 태평양 쪽으로 가는게 아무래도 피해가 적을 듯한데....태평양 연안의 바다건너 그 나라는 싫어할지도 모르겠습니다.
  • 워드나 2011/03/17 11:12 #

    들리는 바로는 낙진(?)이 인근지역으로 의외로 빨리 퍼지는 모양이라, 걱정입니다. --;
  • draco21 2011/03/15 17:57 # 답글

    오. 정확한 설명에 감사드립니다. ^^:
    참극이 더이상 벌어지지 않기만을 바랄뿐입니다. 참 사고나면 대책이 없는 물건이다 싶기도 하고..
  • 워드나 2011/03/17 11:14 #

    이번 사태에 대해 일본 (구체적으로는 도쿄전력) 을 많이 욕합니다만...
    사실 진도 9라는게 완전한 대비가 어려운 강진이긴 하죠.
  • 개발부장 2011/03/15 19:09 # 답글

    상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제가 평소에 좋아하던 원자전지의 문제가 이런 걸지도 모르겠네요. 파손된 뒤 물에 녹아 몸에 침투하면 후덜덜--;;
  • 워드나 2011/03/17 11:16 #

    특히 세슘-137이 독종이죠. 안가는 데가 없으니...
  • zolpidem 2011/03/15 21:00 # 답글

    던전에서 오덕하지 않은 포스팅을 정독하긴 처음이네요.
    태평양 해양생물에겐 미안하지만, 동위원소들이 사람들이 사는 육지로 오질 않길 빌어야죠.
  • 워드나 2011/03/17 11:16 #

    한동안 태평양에서 잡히는 해산물은 멀리하는 수밖에 없나 싶습니다. --;
  • mooni 2011/03/15 22:25 # 삭제 답글

    염색약을 사람에게 투여하는 것을 보면, 초기의 방사능 치료는 참 답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_-;;
  • 워드나 2011/03/17 11:17 #

    사실 프루시안 블루는 세슘-137 외에도 각종 독성 금속에 중독되었을 때에도 유용하게 쓰이는 물질이라... 요새도 종종 쓰인답니다.
  • 설명 감사합니다. 2011/03/16 10:53 # 삭제 답글

    정말 좋은 글이네요. 일본 원자력발전소 폭발로 방사성원소 피해에 대해 관심이 생겼는데, 덕분에 많이 배우고 갑니다.^^
  • 워드나 2011/03/17 11:18 #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
  • elfhunt 2011/03/17 01:07 # 삭제 답글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다만 한가지 틀린 부분이 있는데요, 지금 일본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원자로들은 BWR 방식이라고 불리우는 타입으로, 1차 열교환기가 없이 연료봉에 닿은 냉각수가 직접 끓어 올라서 증기를 발생시켜 발전기를 돌리는 구조입니다.
  • 워드나 2011/03/17 11:19 #

    아!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그런데... 1-2차 열교환 방식이 아니라니, 의외로 구식이군요 --; 아니면 이게 요새 트렌드라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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